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0일이 넘어가는 현재, 러시아의 경상수지가 흑자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푸틴은 이를 선전하며 서방의 제재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실일까요? 이번시간에는 러시아 흑자에 숨겨진 사실을 쉽게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 경상수지 흑자
경상수지(current account balance)란 국가가 외국에 판매한 서비스와 재화의 총액(수출액)과 외국에서 구입해온 재화와 서비스의 총액(수입액)의 차를 말합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으면 흑자, 반대로 수입보다 수출이 적으면 적자라고 합니다.
나간 돈보다 들어온 돈이 많으면 당연히 좋겠죠. 하지만 지금 러시아의 경우 이게 전혀 다릅니다.
현재 미국과 EU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이 러시아에게 재화를 팔거나 수입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말려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는 그대로 들여오는 모순적인 면모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가스의존도를 낮출 거라고 발표했지만 수십 년간 써오던 거 갑자기 끊는 게 하루아침에 가능할 리가 없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이 가스대금을 그대로 입금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방이 러시아에게 전자제품, 반도체, 자동차, 금융거래등을 완전히 끊어버렸으므로 러시아는 여기에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습니다. 판매자가 물건을 팔지를 않는 것입니다.
결국 러시아가 지출해야 할 곳이 모두 없어지게 된 것 입니다.
정리하면
러시아의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필요한 걸 사지 못해서 나가는 돈이 없습니다.
이 차액이 바로 러시아 뉴스에서 떠드는 '경상수지 흑자'입니다.
평소보다 줄어든 지출 덕분에 흑자액이 엄청 커졌습니다. 하지만 그 지출은 러시아 경제를 지탱해주는 필수적인 지출들입니다.
경상수지는 엄청난 흑자도, 엄청난 적자도 경제에 좋지 않습니다. 그 균형이 적당히 맞아야 나라가 잘 돌아간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단순히 흑자가 많이 났다는 내용 하나만 선전하며 우리 경제는 끄떡없다고 거들먹거리고 있는 겁니다.
좀 더 쉽게 비유하자면
회사에서 일해서 월급 200을 받았습니다. 이걸로 대출금도 갚고 먹을 것도 사 먹고 옷도 좀 사 입고 스팀에서 게임도 좀 사서 놀아야 인생이 원활하게 돌아가겠죠. 조금 남은 돈은 주식도 사고요. 그런데 모든 동네의 슈퍼가 여러분한테 먹을걸 팔지도 않고, 스팀은 블락당했고, 옷가게들도 옷을 팔아주지 않고, 잘 오르던 주식은 압류당했습니다. 원래 거기에 쓰여야 할 돈은 통장에 그대로 있습니다.
돈이 저번 달 보다 많이 남았으니 여러분은 기뻐해야 할까요, 아니면 주린 배를 잡고 슬퍼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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