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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첨단사회소식

화물 연대 파업 이유는 무엇일까?

by №℡ 2022. 11. 30.

화물연대가 파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성

화물 연대 파업 이유

원래 화물차는 등록제였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대형 운송면허를 따고 등록만 하면 누구나 운송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고도경제성장기를 지나면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오게 됩니다.

날라야 될 화물은 10대분인데 화물차가 12대 있는 거예요. 두대는 놀아야 합니다.
문제는 화물차 시장은 경쟁시장에 가깝기때문에 딱 단 한대만 놀아도 화물운송 가격은 끝없이 내려갑니다.
공치느니 적게라도 벌어야 차량 유지비에 보태고 감가상각을 커버하니까요.

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결국 운송대란이 오게 됩니다. 그게 20년쯤 전인 2003년이에요.
이때 정부와 합의해서 진행한게 화물차 허가제입니다.
이제 아무나 등록해서 화물을 운송하지 못하고 번호판을 받아야 합니다. 화물차의 총량. 즉 공급을 정부에서 제한해준 겁니다.
대신 이 면허를 무기화할 수 없도록 업무개시 명령을 도입합니다. 화물운송은 자영업이지만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 주고 있으니 그걸 이용해서 등에 칼 꽃지 말라는 거예요.
물론 이것만 한건 아니었고 유가보조 제니 이런저런 보완책을 마련해서 넘어갔습니다.

화물수요는 시기에 따라 꽤 많이 변했습니다.
예를 들면 택배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한때 택배차가 금값일 때도 있었으니까요. 화물차도 마찬가지죠.
호경기라 운송량이 많을 땐 기천만원을 벌고 운송량이 없으면 손가락을 빨았습니다.
레미콘도 건설경기를 많이 타서 꿀 빨 때는 꿀을 빨다가 없을 땐 없었던 겁니다. 사실 모든 자영업이 그래요.
다만 여전히 화물운송은 허가제였고 이런저런 자잘한 마찰도 있었지만 선은 안 넘었다 이거죠.

이런 경기변동과 예측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같아지게 화물 차수를 관리했다고 칩시다.
그럼 시장 균형이 달성되어 모두가 행복했을까요?
아니죠. 대학생 아들을 둔 김 씨는 생각합니다. 아 3월에 애 등록금을 내려면 돈을 좀 더 벌어야겠구나.
그래서 일 끝나고 쉬는 대신 야간 운행을 한탕 더 뜁니다. 수면부족과 피로를 안고 말이죠. 그리고 그게 사고로 이어지죠.
지금도 자가용 고속도로 안전운행의 기본원칙 중 하나는 화물차 근처에 있지 말라는 겁니다.
앞의 화물차 운전자가 몇 시간째 연속운전 중인지 잠들었는지 아닌지 언제 잘못될지 모르니까요

이런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안전 운임제'라는 걸 도입합니다.
2017년부터 최저임금을 크게 인상했는데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그냥 에어컨 쐬면서 멍 때 리던 편의점 알바와 화물운송기사의 소득 차이가 별로 안 나게 된 겁니다.
그래서 달래기용으로 일종의 최저임금제를 자유시장인 화물운송시장에 도입해준 거예요.

자 이만큼 너희들의 충분한 소득을 보전해 줄 테니 대신에 과적이나 과속, 무리하게 과다하게 운전하지 마세요 한 거죠.
3년짜리 일몰제 사업이었습니다. 눈치채신 분 있을 텐데, 네 맞습니다. 선심성 사업이었죠.


이 사업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순소득 컨테이너 차주는 대략 25% 정도 소득이 늘었고 시멘트 차주는 거의 100% 늘어 두배가 되었습니다.
운송시간이요? 5~10% 감소했어요. 즉 더 적게 일하면서 많이 벌게 되었습니다. 아주 직접적인 개꿀 정책이 된 거죠.
물론 기름이건 상품이건 자재건 모두! 원가에 반영되어 소비자가 부담합니다.

아니 그러면 좋은 정책이 아니냐? 소비자 부담은 늘었지만 소득이 화물기사에게 갔는걸?
잊으셨나 본데 이 사업의 이름은 "안전"운임제예요. 그럼 사고 통계는 어땠을까요?
전체 교통사고가 12% 감소하는 동안 화물차의 교통사고 사고건수는 8% 늘고(690->745) 사망자는 42%(21->30) 늘었습니다.

효과성 분석에서 이건 정책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잖아요?
시장에 개입한 목적이 안전운행을 위한 건데 소득만 늘려주고 오히려 사고는 늘어나니까요.
왜? 28% 증가한 운송비를 더 벌기 위해 운전을 해서 안전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죠.(물론 반박 자료도 있어서 논란이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반발이 있었습니다. 사업기간 3년 중에 꼴랑 2년 통계다. 이걸로 늘었다 줄었다 추세판단을 한다는 건 불합리하다!
그래서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좋다. 그럼 한턴 더해보자. 3년 했고 또 3년을 더 연장하면 마지막 해 빼고 5년 치 통계가 나올 테니 이게 먹히나 안 먹히나 알겠지?
화물연대는 아 그런 거 필요 없고 이거 개꿀 빠는 제도니까 일몰제 아니라 쭉 해 먹게 하라는 겁니다.

여기까지가 이유였고요.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가?

정부는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아니 어떤 나라의 어떤 정부도 물러설 수가 없어요.
화물이 충분할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시장에 의해 올라간 운송료를 받으며 행복하겠죠.
문제는 화물이 부족할 때 생겨요. 화물이 적고 화물차가 많으면 경쟁시장에 의해 운송비가 내려가게 됩니다.

근데 어라? 안전 운임 제라는 최저 컷이 생기면 일정 이하로 내려갈 수가 없어요.
화물 10개에 화물차 12대면 원래는 최저 입찰한 10대가 화물을 싣고 갑니다.
그런데 이제는 같은 조건인데 2대는 놀아야 하죠. 그 노는 2대를 누가 정할까요?
손 빠른 화물기사가 다닥 신청하고 손 느리면 놀까요? 아니죠 누군가가 '배정'합니다.
이제 배정권이 권력이 되는 거죠. 일거리를 주고 뺏고 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 배정권을 누가 가지게 될 거 같으신가요?

정부가 우려하는 바는 이 (개인) 사업자단체가 노조화하는 겁니다.
정부가 여기서 물러나게 되면 국가 물류망 전체가 특정 단체에 떨어지게 되는 거고 그다음엔 협상력을 상실하거든요.
안보와 경제 목줄을 넘겨줄 정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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