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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첨단산업소식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

by №℡ 2021. 4. 13.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관한 불안한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업계 최초 기술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들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삼성전자 반도체는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일까?

이번 편에서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위기인지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다.

 

마이크론의 기술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얼마 전 1α(1-alpha) DRAM 대량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α 급은 기존 최상급인 10나노급 3세대 1z 급의 다음 세대 제품이다.

10나노급 DRAM 은 회로의 선폭 집적도가 10 나노 대라는 의미다. 이러한 10 나노급 DRAM 들도 공정에 따라 1세대(1x), 2세대(1y), 3세대(1z)로 구분이 되며 각각 10 나노대 후반, 중후반, 중반 정도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마이크론이 출시한 1α 급 DRAM 제품은 13나노 공정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마이크론 스콧 드보어 부사장은 “1α 노드 성과는 마이크론의 DRAM 우수성을 보여준 결과물”이라며 “1z DRAM 대비 밀도가 40% 향상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8기가 비트(Gb)에서 16Gb까지의 밀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라고 한다.

마이크론은 DRAM 뿐 아니라 NAND 쪽에서도 삼성전자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176단 3차원 낸드플래시 생산 소식을 업계 최초로 전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시장에 선사하였다. NAND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도 같은 해 12월 176단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생산은 아직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NAND 시장 4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차세대 낸드 양산에 성공하면서 이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마냥 편할 수 만은 업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삼성전자는 차기 낸드로 7세대 V낸드의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단수까지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였다.

 

삼성전자의 기술

삼성전자 반도체는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력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DRAM 과 NAND 사업이다.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반도체 부문의 많은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 DRAM

DRAM 의 경우에는 1α DRAM 을 마이크론에서 먼저 발표 하긴 하였지만 13 나노미터 수준의 공정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기존에는 1z 급의 DRAM 을 양산하였지만 공정 기술의 업그레이드로 2~3nm 정도의 공정 개선을 통해 13 나노급의 DRAM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DRAM의 공정 집적도가 10 나노대로 진입하면서 순수하게 공정 능력만으로는 집적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에 다다른 것 또한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1z 세대 10nm 미터 중반대의 공정 DRAM 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더 높은 급으로 진화하기 위해 EUV를 도입하여 DRAM 생산 공정에 사용하려는 계획을 세워 왔었다. 이 부분이 마이크론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RAM 생산에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양산 체제도 갖추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1x) 10 나노급 DDR4 DRAM 모듈 100만 개 이상을 공급한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EUV 공정으로 4세대 1α 10나노급 DRAM 도 양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장비 기술 수준으로 EUV 설비를 이용한다면 이론적으로는 2 나노급 공정까지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EUV 관련 공정 기술만 확보를 한다면 10 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수준까지 DRAM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면 마이크론은 이러한 EUV 장비에 대한 투자가 없었기 때문에 추가 장비 투자없이 현재 상태에서 13 나노급 이상의 선폭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적 진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재 이상의 공정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마이크론 공정 기술력의 한계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EUV 장비를 마이크론이 준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UV 장비 생산 물량의 몇년치가 이미 TSMC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에게 선구매가 되어있는 상태이며 구매한 뒤에도 실제 생산기술을 익히기까지에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 NAND

NAND 의 경우에는 작년 11월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로 176단 NAND를 발표하면서 기존에 삼성전자의 NAND 보다 앞서는 기술을 확보하였다고 발표하였지만 싱글 스택이 아닌 더블 스택으로 176단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아직 싱글 적층 기술에서는 삼성전자를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싱글 스택으로 128단까지 쌓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양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이크론과 같은 방식인 더블 스택으로 NAND를 양산한다면 256단까지도 쉽게 적층 단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발표하기로 한 7세대 V낸드 적층 수도 마이크론과 같은 176단으로 맞추어지고 있는 분위기인데 해당 NAND는 더블 스택 기술로 양산하기로 한 상태이며 최초 256단의 계획에서 최근 176단으로 변경이 되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128단을 더블 스택으로 적층 하는 256단을 이미 개발해 둔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추어 가기 위해 176단을 먼저 출시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 상태이다.

앞에 설명한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의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아직은 기술적 우위를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왜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의 업계 최초 발표에 그다지 반응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미국이라는 국가와 치킨게임

먼저 마이크론이 미국의 반도체 회사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로써는 현재 제1의 패권 국가인 미국의 대표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과 경쟁 구도를 만들면서까지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미 업계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3위인 업체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봤자 삼성전자에게 득 될 게 없다는 것을 본인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현재 시장 상황도 굳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에 목을 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DRAM과 NAND 시장은 과거 치열한 치킨 게임의 결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구도로 재편이 완료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 게임이 끝나고 살아남은 3개 업체들은 자의든 타의든 시장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게 되었고 기업들 간의 보이지 않는 서로 밀어주기 느낌으로 현재 DRAM 관 NAND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즉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는 경쟁상대라기보다는 동반자라는 말이 더 맞는 시장 상황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더 높아지면 미국의 견제가 예상되고 낮아진다면 업계 1위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포지션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확실한 캐시카우로 배경을 마련한 상태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파운드리 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대만의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파운드리 시장의 2위지만 그동안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파운드리의 불모지에서 2위까지 점유율을 올리면서 그만큼 손해 볼 것 없는 성장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며 위기라고 말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어쩌면 현재 시장 상황에 맞추어 가장 최적화된 발전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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