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장릉(사적 제202호)은 조선 제16대 왕인 인조가 부모인 원종과 인헌왕후를 모신 능입니다.
청원인은 “김포 장릉은 파주 장릉-김포 장릉-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조경이 특징이나 봉분 앞 언덕에서 계양산 쪽을 바라보면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와 조경을 심하게 해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청원인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이를 받지 않고 지어진 건축물”이라면서 “위 아파트들이 그대로 그곳에 위치하게 된다면 위와 같은 문화유산 등재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워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심하게 떨어질 것이다”라고 우려했습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는 문화재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반경 500m 내 최고 25층·3400여 가구 규모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심의를 받지 않았습니다. 문화재 보호법 상 문화재 및 역사문화환경보전지역 반경 500m 내에는 7층 높이인 20m 이상의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짓는 경우 공사 중단 또는 원상복구 명령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3개 건설사들은 모두 아파트 가장 위층(20~25층)까지 올린 뒤 내부 마감 작업 중입니다.
조선왕릉
조선왕릉은 북한에 있는 2기 외에 남한에 있는 40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조선왕릉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예외적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먼저 각 지역으로 산재해 있는 한 왕조의 사후 공간 전체가 같은 날 한꺼번에 등재된 것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상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유네스코 등재 실사 당시 외국 학자들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선정릉(사적 제199호)을 보면서 도시 개발의 압박 속에서도 능을 유지한 한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유네스코 심사보고서는 조선왕릉마다 각자 다른 이야기가 내려온다는 것에도 주목했습니다.
즉 조선왕릉은 한 개의 왕릉이 아니라 40개 전체를 보전한 한국의 노력과 각 왕릉마다 깃든 서사 등이 종합적으로 호평을 받아 등재신청 기간과 등재까지의 기간이 짧았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유네스코 탈락 사례는
독일의 엘베 계곡은 구 동독의 드레스덴 시가 중심부를 20km에 걸쳐 가로지르는 엘베강 일대를 일컫습니다.
엘베강을 끼고 순수 녹지대와 계곡, 르네상스 시대 옛 도시유적이 잘 남아 있는 도심권이 두루 포함돼 지난 2004년 7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하지만 드레스덴 주정부가 엘베 강에 현대적 다리를 놓았고 교량 건설이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유네스코는 2009년 등재를 취소하였습니다.
영국은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이 등재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리버풀은 18∼19세기 세계 무역 중심지로서 역사적 중요성과 건축학적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받아 2004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2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개최한 제44차 회의에서 '리버풀, 해양산업 도시'를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리버플의 세계유산 지정 지역 안팎에서 이뤄진 개발로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전달하는 속성이 돌이킬 수 없이 손실됐으며 진정성과 온전함이 현저히 사라졌다"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독일과 영국 정부는 유네스코 등재취소에 항의를 했지만 유네스코는 이들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세계 각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은 현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유네스코 자본 부담률 1,2위를 다투며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인정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군함도 유네스코 등재와 같은 이슈가 되었던 문화 사건들 또한 이러한 그들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사건들입니다.
법리학적 해석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틈만나면 딴지 거는 주변국들의 분위기와 엄격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기준, 그리고 이례적인 평가로 빠르게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던 조선왕릉.
이러한 상황에서 왕릉 앞에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 오게 된다면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의 지위를 지켜갈 수 있게 될지 의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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