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네수엘라'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 단어는 '대한민국'과 '베네수엘라'의 합성어입니다.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처럼 된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베네수엘라가 어떻길래 그러는 걸까요?
우리가 막연히 못 사는 나라, 물가가 엄청나게 높은 나라로만 알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사실 전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1위인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최고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어떻게 경제가 몰락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최근인 2021년에는 베네수엘라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 1위 국가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중동 국가들을 모두 제치고 1위의 석유 매장량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것입니다.
남아메리카의 북부에 위치한 국가이며, 면적은 916,445㎢, 인구는 28,435,940명(2020년)입니다.
수도는 카라카스이며 공용어로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베네수엘라의 인구는 거의 20% 가까이 줄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베네수엘라의 경제, 정치가 대혼란에 빠지면서 대거 다른 나라로 떠났기 때문입니다.
공식적 절차를 거친 이민자들보다 불법, 밀입국으로 나라를 떠난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통계치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남미 각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이민자들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치안은 거의 붕괴된 상황이고 무장 갱단이 실질적으로 장악하여 무단 통치를 펼치는 곳이 전국적으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야생 그 자체인 곳입니다.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 전 지역을 출국 권고 지역으로 설정해둔 상태입니다.
베네수엘라 경제 몰락의 과정
1) 개발 독재와 그에 따른 경제 전반에 대한 불만 누적
초창기 베네수엘라 기업은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건실한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군사독재정권이 석유산업의 부를 독점하여서 자원의 저주가 발동하지 않았고 민간에는 세금을 적게 거두었기 때문에 민간산업 생산에 군사/경찰 등의 비용 소모를 위한 부담이 전혀 가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는 크게 성장한 자본가 계층과 석유산업의 이권을 차지하는 군부에 대한 저소득층에 불만으로 이어졌고 남미 주변 국가에 사회주의 정부가 속속 들어서는 시점과 맞물려 베네수엘라의 미래에 먹구름을 띄게 만들었습니다.
2) 중앙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보조금에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 구조 성립
독재정권의 자원 독점으로 인해 불만이 가중되고 미국의 압력으로 독재정권이 물러나자 민주화된 연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새 중앙정부는 재정수입으로 대규모 복지정책을 실행했는데 지금껏 군부가 독점하던 오일머니 이윤을 기반으로 수권정당이 공산당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격한 방식으로 추진시켰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대대적인 물자 수입 정책까지 동원한 다음 손해를 보고 파는 상품들이 너무 싸서 국내 기업들이 버티질 못했고 모든 산업이 초토화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전 국가의 경제가 오일머니에 의지하는 기형적인 경제 구조가 성립되게 됩니다.
3) 정부 보조금 축소에 대한 불만을 겨냥한 차베스의 석유산업 국유화
오일쇼크 시기의 고유가 상황이 끝나자 복지를 할 재원이 부족해 점차 국영 상점의 물건이 부족해지고 복지 규모도 축소되었는데 차베스가 등장해 석유기업을 국유화하여 그 재원으로 복지를 확장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재정을 마련하는 데는 어찌어찌 성공하여 복지는 다시 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국유화된 석유 기업은 적극적인 투자를 하게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술 발전도 점점 뒤처지게 됩니다.
기존 유정에서 나오는 돈은 전부 국가를 지탱하는데 쓰이느라 위기에 대처할 재정 건전성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이때부터 휘발적으로 소비하는 경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4) 채굴기술 발전에 따른 유일한 경제력의 도태
오일쇼크 때에는 석유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이런 위태로운 상황도 견딜만했으나, 미국의 셰일가스 발전과 사우디의 저유가 정책 등이 겹쳐 유가가 하락하자 베네수엘라는 바로 몰락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석유로만 먹고 산다고 알려진 중동 국가들조차 석유 사업의 이윤으로 국민 불만을 잠재우는 복지 정책에 사용하는 걸 넘어 나라의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지만 베네수엘라는 '나라를 팔아서 국민을 매수했다'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미래도 현상유지도 없이 복지국가의 수준을 넘어 국가의 경제 전체를 정치적 안정 및 대중 우민화에 허비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베네수엘라는
티끌밖에 남지 않은 석유 이권으로 중앙정부를 유지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대봉 쇄 와 전 세계적 물류대란에 의해 경제는 끝없이 퇴보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베네수엘라를 떠난 사람들이 560만 명 달할뿐더러 최소한의 생계마저 위협받는 극빈층 인구 비율이 76.6%로 올라간 상태라 시장경제 자체가 성립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제 붕괴 상태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도 해결의 지도 가지지 않고 있으며, 항상 그랬듯 정치, 군사 기득권이 아무런 원칙 없이 제 지지층에게만 티끌만큼 남은 국고를 남김없이 퍼주는 주먹구구식 정치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베네수엘라는 이런 식으로 간신히 수도와 마두로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영향력만 가지고 있으며, 이 이외의 지역에선 군대에 가까운 힘을 가지게 된 갱단들을 통해 국제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암시장 문제와 밀수, 인신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라의 경제 자체는 소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베네수엘라의 정치상황이 급변해서 유의미한 수요공급과 경제구조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베네수엘라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볼 수 도 있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2021년 3월 6일에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20만, 50만, 100만 볼리바르 지폐 3종을 새로 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고액권인 100만 볼리바르는 대한민국 원으로 고작 동전 수준인 600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치가 매우 낮을 정도로 심각하게 경제 생태계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정리하면 2021년 베네수엘라는 경제 체제는 붕괴되었으며, 전 국토가 슬램화 단계에 들어서 있는 상태이고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까지 겹쳐 있지만 중앙 정부는 해결 능력과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무정부 상태에 버금가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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